정동진에는 횟집이 참 많습니다.
바닷가이기 때문에 당연하죠.
그런데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횟집이 좀 애매합니다.
스끼다시를 좀 주고 어린이용 메뉴가 있는데가 많긴 하지만
그래도 성장기에 있는 아이에게는 좀 미안한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.
저녁 메뉴는 그래서 삼겹살로 정했습니다.
정동진에는 고기집이 사실 많지는 않습니다.
검색한 끝에 찾은 곳은 바로 '정동맛집 산책백반식당' 이라는 곳입니다.
위치는 탑스텐호텔에서 12분 정도 이동하면 됩니다.
정동진역 주변에 식당들이 모여있는데 그 중에 하나입니다.
골목 안 쪽에 있기 때문에 찾기가 좀 어려운데
CU 편의점 있는 건물에 있고 순두부집 옆에 골목으로
들어가시면 됩니다.
입구는 이렇게 생겼습니다.
정동진에 웬 지리산 흑돼지에 산채비빔밥인가 싶긴 합니다만
꼭 바닷가에서 생선만 먹으라는 법도 없고
여기 주민들도 고기 드시고 싶으실 때 있을거니까요.
테이블이 4개 뿐이어서 혹시 자리가 없을까 걱정하긴 했는데
괜찮았고 식사 하는 중에도 대기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.
손님들은 현지 거주하시는 분 절반 정도 관광객 분 절반 정도였습니다.
테이블이 4개 뿐이어서 샘플이 좀 적기는 하지만
그래도 현지인 맛집이 맞는 것 같습니다.
메뉴는 아주 심플합니다.
메인인 흑돼지 삼겹살이 200g에 18,000원입니다.
200g이면 길쭉한 삼겹살 1덩어리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.
보통 서울에서 일반 삼겹살이 150g에 12,000~15,000원 수준이라서
가격은 비슷하다고 볼 수는 있는데 그래도 여기는 흑돼지니까
가격은 서울 대비 조금 저렴한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.
된장찌개는 8,000원으로 적혀있기는 한데 고기를 먹으면
2,000원으로 싸게 먹을 수 있습니다.
김치찌개는 1인분만 하면 맛이 없어서 2인분부터 주문이
가능하다고 합니다.
저희는 어른2명 / 초등2명인데
흑돼지 삼겹살 4인분과 산채비빔밥 1인분을 시켰습니다.
주문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.
더덕이나 인삼 이런거 넣고 담근 술 같습니다.
고기가 셋팅이 되었습니다.
넓은 불판에 숙주나물과 버섯이 같이 제공되었습니다.
기름이 아래로 빠져서 좋고 고기 굽기도 편해서 좋은데
다만 기름이 튈 수 있다는 것이 단점이었습니다.
앞치마를 착용해서 이러한 식당의 단점을 보완했습니다.
반찬은 푸짐하다고 보긴 어렵지만 필요한 음식은 다 있습니다.
무엇보다 여기 사장님이 모두 직접 무공해로 키운 채소를 가지고
식당에 내어 놓는다고 합니다.
원산지를 보면 기억에 1개 빼고는 모두 다 국내산이었습니다.
심지어는 김치의 고춧가루까지 국내산이었습니다.
고기가 노릇노릇 잘 익었습니다.
보기만해도 군침이 돕니다.
지리산 흑돼지는 아주 유명하죠.
정동진에서 먹는 지리산 흑돼지도 정말 맛있습니다.
이 식당의 가장 큰 장점은 산채 비빔밥을 같이 먹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.
이런 조합으로 잘 안 먹어봤었는데 실제로 먹어보니 너무 맛있었습니다.
나물이 몸에 좋다보니 기름기 가득한 삼겹살을 먹을 때의 죄책감도 좀
씻겨 내려 가는 것 같았습니다.
나물도 아주 넉넉하게 주시고 흑돼지와 같이 먹으면 매우 맛있습니다.
된장찌개도 같이 주는데 시골된장으로 한 진한 맛이 산채 비빔밥과
아주 잘 어울립니다.
매우 만족스럽게 식사를 했습니다.
사장님도 아주 인심이 좋으셔서 서비스도 맘에 들었습니다.
배가 불러서 식사를 마치고 모래시계 공원에 가서 산책을 했습니다.
해가 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참 멋있었습니다.
공원이 작아서 간단히 둘러보시고 정동진해변 쪽을 걸으시면 됩니다.
아주 만족스러운 식사 + 산책이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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